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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문자의 기원과 역사

by 지식웰니스 2024.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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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형문자나 상형문자에서 시작된 문자는 중국 한자, 알파벳, 한글 등의 형태로 진화했습니다. 문자는 즉시 사라지고 마는 말(언어)의 한계를 넘어 인간의 지식과 지혜를 기록하고 소통할 수 있게 만들어 불, 바퀴와 함께 인류의 3대 발명품으로 꼽힙니다. 선사 시대를 넘어 본격적인 역사 시대를 여는 계기가 되었던 문자의 기원과 역사를 살펴보겠습니다.

썸네일-문자의-역사

문자의 기원

문자가 생기기 전에 인간은 말(언어)로만 의사소통을 했습니다. 그런데 말은 입에서 나오는 즉시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그나마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만 들렸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인간은 말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처음에는 완전한 형태의 문자가 아니라 단순한 기호, 그림, 약속의 형태로 시작되었습니다. 문자 (Letter, 文字)란 ‘말이나 소리를 눈으로 볼 수 있도록 적기 위한 일정한 체제의 부호’라고 정의됩니다. 말(언어)을 1차적인 의사소통 방식, 문자를 2차적인 의사소통 방식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가장 원시적인 문자의 형태는 중기 구석기 시대인 기원전 5만 년경 돌이나 동물의 뼈에 규칙적인 간격으로 새긴 조각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원시 문자의 형태는 기원전 1만 년경에는 선사인류가 사용하던 그림문자(회화문자)가 됩니다. 그림문자는 상형(象形) 문자보다 앞선 단계의 문자로 대상을 나타내는 도형이나, 몇 개의 도형의 결합으로 하나의 관념을 가리키는 문자입니다. 그림문자는 북아메리카의 인디언들 사이에서 널리 사용되었고 라스코와 알타미라의 동굴 벽화 등 세계 각지의 선사시대 유물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초기 그림문자는 본격적인 의사소통을 위한 문자라기보다는 기억을 보조해 주는 수단으로 주로 쓰였습니다.

문자의 종류와 그 역사

문자의 종류는 크게 회화문자(繪畵文字, 그림글자), 표의문자(表意文字, 뜻글자), 표음문자(表音文字, 소리글자)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회화문자는 언어의 내용을 그림으로 뭉뚱그려 나타내는 문자이고, 표의문자는 단어의 뜻을 상징적인 기호로 표시한 문자입니다. 표음문자는 알파벳과 같이 단어의 요소나 소리를 추상적인 기호로 표현하는 문자입니다. 회화문자에서 시작되어 표의문자를 거쳐 표음문자로 발달했고 표음문자가 가장 발달한 단계의 문자라 할 수 있습니다.

회화문자(繪畵文字, 그림글자)

문자의 시초인 회화문자는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에서 만들어졌고 초기 회화문자는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그림으로 뭉뚱그려 나타냈고 말(언어)과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대응관계를 나타내지는 못했습니다.

메소포타미아의 설형문자

설형문자(楔形文字, 쐐기글자)는 기원전 3100년경 수메르인들에 의해 개발되어 메소포타미아(현재 이라크)와 고대 오리엔트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쓰였던 문자입니다. 회화문자에서 발전한 문자로, 점토나 석판, 금속판 위에 갈대나 금속으로 새겨 썼기 때문에 문자의 선이 쐐기 모양으로 보여서 설형문자라 불립니다. 설형(楔形)’이란 ‘쐐기 모양’이라는 뜻으로 ‘쐐기’는 일종의 나무못인데, 나무를 V자로 깎아서 나무로 짠 물건의 틈새를 박아 고정시키는데 쓰입니다. 설형문자는 초기에는 곡물, 가축 등의 수를 세는 경제적인 목적으로 주로 쓰이다가 점차 신화와 수필, 일기, 편지, 법률 기록 등 다양한 용도로 쓰였습니다. 단어 문자로 쓰였던 수메르어는 아카드어에 전해지면서 음절 문자가 되었고, 페르시아어, 히타이트어 등에 널리 퍼졌습니다. 후에 바빌로니아, 앗시리아로도 전파되었습니다. 초기에 약 2,000자가 사용되던 문자의 수는 바빌로니아에서는 600자, 앗시리아에서는 350자로 감소했습니다. 기원전 1세기 중엽까지 사용되다가 그리스문자, 아람문자 등의 보급으로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집트의 상형 문자

기원전 3300년경 고대 이집트에서 등장한 상형문자(象形文字)는 사물의 모양을 본떠 만든 문자입니다. 글자의 모양에서 원형과의 관련성을 찾을 수 있는 문자로 초기 회화문자에서 발전된 형태입니다.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 설형문자의 영향을 받았다는 주장도 있고 고대 이집트에서는 신성문자(성각문자)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초기의 중국 한자도 상형문자의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상형문자는 그림 기호에서 시작하여 점차 표의 문자, 로고 문자 및 음성 기호의 조합으로 발전했습니다. 이집트 상형문자는 로제타석이 발견되면서 문자 해독의 결정적인 계기를 맞이했습니다. 로제타석은 나폴레옹군이 이집트 원정 중에 나일강 서쪽 로제타(라시드) 인근에서 발견했습니다. 이집트의 상징인 로제타석은 기원전 196년에 파라오 프톨레마이오스 5세의 즉위를 축하하기 위하여 만든 것으로 현재 런던의 대영박물관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표의문자(表意文字, 뜻글자)

표의문자는 말 그대로 추상적인 의미를 직접 나타내는 문자로 중국의 한자(漢字)가 대표적입니다. 한자도 회화문자(그림글자)에서 출발했는데 거북의 등에 쓴 갑골문자(甲骨文字) 등은 전형적인 회화문자의 특성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그림으로 표시한 것을 상형(象形)이라 하고 이집트 상형문자와 유사한 형태입니다. 한자는 상형의 표시방법을 간략화, 추상화하여 문자로서 다양성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문자를 다양화하는 방법으로 지사(指事), 회의(會意), 형성(形聲), 가차(假借), 전주(轉注) 등 5가지가 있고 상형과 합쳐서 6서(六書)라고 부릅니다. 회화문자의 일종인 상형문자에서 시작한 한자는 6서를 통해 점차 표의문자를 대표하는 문자로 발전했습니다.

표음문자(表音文字, 소리글자)

표음문자는 회화문자가 발전하여 표의문자처럼 되고, 비유, 전용, 생략으로 다른 자형을 파생시키고 뜻을 나타내는 의부(意符)와 소리를 나타내는 음부(音符)가 구분되어 발전한 문자입니다. 표음문자는 소리를 음절단위로 표시하는 음절문자(音節文字)와 자모문자와 소리를 음소단위로 표시하는 음소문자(音素文字)로 크게 구분됩니다. 음절문자에는 일본의 가나(假名:假字)가 있고 음소문자로는 알파벳과 한글이 있습니다.

알파벳

알파벳은 기원전 2000년경 이집트의 성직자 문자나 시나이 원시 문자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알파벳은 자음과 모음 등 개별 소리를 나타내는 기호의 집합으로 구성됩니다. 음성학적 접근으로 구어를 더욱 정확하게 문자로 옮길 수 있게 만들었고 보다 쉽게 읽고 쓸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로마알파벳문자는 이집트문자를 받아들인 셈문자 중 하나인 페니키아문자가 그리스에 전해지면서 자음과 모음으로 이루어진 문자체계를 가지게 됐습니다.

한글

알파벳이 오랜 시간 동안 많은 국가가 영향을 주고받으며 완성한 데 비해서 한글은 우리나라가 독창적으로 만들어낸 참으로 놀라운 문자입니다. 자음은 입술, 목구멍 등 발음기관의 모양을 본떠 기본자를 만들고, 기본자에 획을 더하여 같은 계열의 글자를 확장하는 형태로 만들었습니다. 모음은 천(天), 지(地), 인(人)의 3재(三才)를 뜻하는 [ · ㅡ ㅣ]의 세 글자를 다양하게 조합하여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만든 자음과 모음의 조합으로 한글은 매우 과학적이고 배우기 쉬운 문자가 되었습니다. 한글은 가장 발전된 형태인 표음문자 중에서도 가장 독창적이고 체계적으로 만들어진 뛰어난 문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자를 발명하고 발전시켜온 역사를 살펴보면 인간이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그림으로 문자를 대신하다가, 점차 추상적인 뜻을 담는 방법을 알아내고, 소리로 문자를 표현하는 단계에 이른 인간의 지혜는 끝이 없을 듯합니다. 우리의 한글이 인간이 만든 문자라는 지혜의 가장 높은 자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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