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등장하기 전 마차는 오래 동안 대표적인 교통수단이었습니다. 과학 기술의 발달로 말의 동력은 엔진의 동력으로 대체되고 바퀴는 타이어가 되고 마차의 외관도 점차 날렵한 자동차의 모습으로 변모했습니다. 자동차의 역사는 멋지게 질주하고픈 인간의 꿈을 실현시켜 준 흥미로운 역사입니다.
베테랑기 (1886년) 이전의 자동차
자동차(自動車, Car, Automobile)는 엔진 동력을 바퀴에 전달하여 승객이나 화물을 운반하는 교통 수단입니다. Car는 라틴어 Carrus 또는 Carrum에서 왔고, 마차, 싣다 등을 뜻합니다. Automobile은 그리스어 Autos(스스로)와 라틴어 Movere(움직이다)에서 왔습니다. 자동차의 역사는 기술발전의 단계에 따라 1886년에 시작되는 베테랑기부터 1975년부터 현재에 이르는 현대기까지 크게 6가지 단계로 구분됩니다. 베테랑기 이전까지도 바퀴가 발명된 후 물건이나 사람을 태우고 가는 차를 만들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습니다. 1482년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만든 태엽으로 움직이는 자동차는 장난감 수준이었지만 자동차의 기원으로 보기도 합니다. 1569년 폴란드의 시몬 스테빈이 지름 1.5m인 4개의 나무 바퀴에 돛을 단 수레를 연결한 일종의 풍력 자동차를 발명했습니다.
1765년 제임스 와트의 증기 기관이 발명된 후 1769년 프랑스 공병장교 니콜라 조제프 퀴뇨가 대포를 끌기 위해 세 바퀴의 증기 자동차를 발명했는데 이 자동차를 자동차의 기원으로 보기도 합니다. 무거운 증기 엔진을 실은 자동차는 겨우 시속 5㎞로 달렸고, 15분마다 보일러의 물을 보충해야 했습니다. 브레이크가 없어 교통사고를 낸 첫 자동차가 됐습니다. 사람이 탈 수 있는 승용차는 1801년 영국의 광산 기술자 리처드 트레비딕이 처음 만들었습니다. 트레비딕은 바퀴가 3개인 자동차로 8명을 태우고 런던 시내를 시속 13㎞로 달렸습니다. 증기 자동차는 대중교통으로 1826년부터 런던과 다른 지역을 정기 운행했습니다.
베테랑기(1886년 ~ 1899년)
베테랑기(Veteran Era)가 시작되는 1886년 칼 벤츠는 니콜라스 오토가 만든 가솔린 엔진을 이용해서 최초의 가솔린 자동차를 발명하고 페이턴트 모터바겐 (특허 자동차)이라는 이름으로 특허를 냈습니다. 칼 벤츠의 부인 베르타 벤츠(Bertha Benz)는 1888년 페이턴트 모터바겐을 몰고 만하임(Mannheim)에서 포츠하임(Pforzheim)까지 약 105km의 장거리를 달렸습니다. 에밀로저는 1888년부터 프랑스에서 최초로 페이턴트 모터바겐을 판매했습니다. 칼 벤츠는 최초의 오토바이를 만든 고틀립 다임러와 다임러-벤츠라는 자동차회사로 합쳤고 최근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AG로 사명이 변경되어 메르세데스-벤츠를 내놓고 있다. 내연자동차가 등장한 이래 1900년 초까지 자동차는 가내수공업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엔진 실은 마차에 지붕을 덮고 문을 달아 근대적 자동차의 형태를 갖추게 됐습니다. 하지만 전진만 가능해서 조수가 탑승해서 주차나 후진 때 차를 밀어야 했습니다. 1911년 카레이서인 레이 하룬이 후사경을 달면서 해결책을 찾게 됐습니다. 1895년 프랑스의 앙드레 미쉐린은 자동차용 공기타이어를 발명해 자동차 속도를 높이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습니다.
유럽에서 증기자동차는 19세기 초 가솔린 엔진의 발명으로 자취를 감췄지만 미국에서는 20세기 초에도 증기자동차가 생산됐습니다. 1906년 플로리다에서 개최된 스피드위크 경기에서 시속 203km를 기록한 증기자동차도 있었다고 합니다. 증기 엔진은 당시 가솔린 엔진보다 파워가 뛰어나 12명을 태우고 시속 60km까지 달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헨리 포드가 시속 70km 이상 달릴 수 있는 가솔린 엔진 자동차인 모델T를 대량생산하면서 증기자동차는 점차 사라졌습니다.
브래스기(1900년 ~ 1918년)
브래스기(Brass Era)는 파나르 르바소가 시스템 파나르의 라이센스를 모든 회사에 제공하면서 표준화된 자동차 제작이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엔진을 자동차 앞부분에 두고 후륜구동에 활동 기어를 탑재한 것이 특징입니다. 1910년 캐딜락이 창문과 지붕으로 이루어진 일체형 자동차를 선보였습니다. 1913년 헨리 포드는 포드 자동차 생산 공정에 컨베이어 벨트를 도입해서 대량생산에 성공했고 자동차 할부 금융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마이카 시대를 열었습니다. 1908년 만든 포드 모델 T는 자가용 교통수단이라는 컨셉으로 저렴하게 보급되었는데, 1920년대 포드 모델 T는 약 300달러로 노동자 두 달 치 봉급 수준이라 판매가 급증했습니다. 포드 모델 T (1908년 ~ 1927년)는 브래스기와 빈티지기에 가장 많이 생산된 자동차입니다. 진보적인 기술과 디자인을 가진 자동차 경주용 모델인 부가티 타입 13 (1910년 ~ 1920년)도 브래스기의 자동차입니다.
빈티지기(1919년 ~ 1929년)
빈티지기(Vintage Era)의 자동차들은 엔진이 자동차 앞부분에 있고, 지붕이 있고 표준화된 제어 시스템을 갖추었습니다. 내연기관 엔진의 개발도 빠르게 진행되어 고급 차종에는 다중 밸브, 오버헤드 캠 엔진이 채택되었고 최고급 차종에는 V8, V12, V16 엔진이 장착되기도 했습니다. 포드자동차와 경쟁사인 제너럴모터스는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다양하고 개성있는 제품라인을 구성했습니다. 1920년대 최고가 차는 캐딜락인데 쉐보레보다 6배나 비싸 명실상부 최초의 럭셔리 플래그십 세단이 되었습니다. 빈티지기는 포드 자동차의 전성기로 1925년 200만 대가 생산되었습니다. 영국에서는 1920년대 하버트 오스틴이 오스틴 7 (1922년 ~ 1939년)을 만들어 영국의 자동차 대중화에 큰 공헌을 했는데 수많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라이선스를 받아 여러 모델들을 제작했을 정도로 유명한 자동차입니다.
고급차 수요도 많았는데, 이스파노-수이자, 란치아, 이소타 프라스키니, 호르히, 벤츠, 마이바흐, 벤틀리가 고급차를 생산했고 롤스로이스, 부가티, 탈보-라고는 정점에 위치했습니다. 부가티 타입 35 (1924년 ~ 1929년)는 전시대를 통틀어 가장 성공적인 경주용 자동차로 5년간 1,000번 이상의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포드 모델 A (1927년 ~ 1931년)는 포드 모델 T의 성공을 이어간 모델로 4백만 대가 생산된 빈티지기에 가장 성공적인 모델입니다. 1930년 나온 캐딜락 V-16는 V16 엔진이 장착된 빈티지기 최고급 모델로 부가티 르와이얄(Bugatti Royale)과 함께 전설적인 최고급 모델입니다.
전쟁 이전기(1930년 ~ 1946년)
전쟁 이전기에는 차체의 유선화로 차체가 낮아지고 길어졌습니다. 프랑스 시트로엥에서 만든 시트로엥 트락숑 아방(1934년 ~ 1956년, Citroën Traction Avant)은 일체구조식 차체 기술과 전륜구동으로 대량 생산된 최초의 자동차로 자동차 기술의 걸작으로 평가받습니다. 폴크스바겐 비틀 (1938년 ~ 2003년)은 자동차 역사상 가장 유명한 자동차 중 하나로 전쟁 이전기의 디자인으로 현대까지 계속 사용되고 있습니다. 부가티 타입 57 (1934년 ~ 1940년)은 첨단 기술과 세련된 디자인이 접목된 차입니다.
전쟁 이후기(1946년 ~ 1974년)
1940년대
제2차 세계 대전으로 각국이 기계화, 차량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자동차 기술이 활발히 발전했습니다. 퀴벨바겐 등 군용 트럭과 고기동 차량에 사용된 기술들은 전후 자동차 기술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습니다. 미국에서는 고압축 V8 엔진이 장착된 올즈모빌 88(Oldsmobile 88, 1949년 ~ 1968년)이 나와 고성능 자동차인 머슬카 시대를 열었습니다. 영국의 모리스 마이너(Morris Minor, 1948년 ~ 1971년)는 전 세계로 보급된 전쟁이후기의 대표적인 자동차입니다.
1950년대
1950년대에는 소형자동차가 크게 유행했는데 알렉 이시고니스(Alec Issigonis)가 개발한 미니와 피아트 500이 유럽을 휩쓸었습니다. 특히 미니(Mini, 1959년 ~ 2006년)는 소형차의 대명사가 된 모델로 가장 유명한 자동차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전설적인 폴크스바겐 비틀은 독일의 국민차임에도 미국에서 돌풍을 일으켰고 BMW 이세타 등의 마이크로카나 럭셔리 카도 유행했습니다. 쉐보레 임팔라(Chevrolet Impala, 1958년 ~ 1967년)는 전쟁 이후기를 풍미했던 아름다운 자동차로 잘 팔리는 차로 유명했습니다.
1960년대
1960년대 유럽은 고급 자동차 생산에 주력했고 일본이 세계 무대에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미국에서는 1964년 머슬카이면서 포니카의 시대를 연 포드 머스탱(1964년 ~ 1970년)이 인기를 끌었고 1967년 쉐보레가 카마로(Camaro)로 머스탱과 경쟁했습니다. 1970년대를 거치면서 BMW, 닛산, 토요타의 소형차들은 미국 자동차 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했습니다. 1960년대는 스포츠카의 황금기였는데 아름다운 유선형 디자인이 주를 이루어 많은 명차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유럽에서는 페라리와 재규어 등의 전통 강호에 람보르기니 등 신예 스포츠카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재규어 E-타입(Jaguar E-type, 1961년 ~ 1975년)은 재규어의 베스트셀러로 1960년대 스포츠카의 대표적인 디자인입니다. 페라리 250 GTO(Ferrari 250 GTO, 1962년 ~ 1964년)는 최초의 슈퍼카로 1960년대 초 자동차 경주 대회를 휩쓸었습니다. 미국에서도 스포츠카가 유행했고 포드 GT40로 유럽에 도전장을 내밀기도 했습니다. 닷선 240Z(Datsun 240Z, 1969년)은 일본의 초기 스포츠카로 미국에서 폭발적인 판매를 기록했고 일본은 자동차 산업을 크게 발전시킨 모델입니다.
현대기(1975년 ~)
1970년대
1970년대는 오일 쇼크가 자동차 시장을 휩쓸면서 스피드보다는 주행거리 등 가격과 실용성을 중시한 시기였습니다. 화려한 대형차들은 자취를 감췄고 스포츠카 시장도 불황으로 일부 스포츠카 메이커만 살아남게 됩니다. 작고 효율적인 차에 주력했던 유럽 메이커들의 지분이 커졌으며, 일본 차들이 우수한 연비와 내구성으로 시장 주도권을 장악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은 미국, 유럽과 함께 세계 자동차 시장을 지배하는 강자가 됐습니다. 폴크스바겐 골프(VW Golf, 1974년 ~ 현재)은 폴크스바겐의 대표적인 해치백 소형차입니다. 캐딜락 시리즈 70(Cadillac Fleetwood Seventy-Five,1975년 ~ 1976년)은 크고 비효율적인 엔진으로 1970년대 미국 자동차 산업의 문제를 보여준 모델입니다. 혼다 어코드(Honda Accord sedan, 1976년 ~ 현재)는 1990년대 포드 토러스를 밀어내고 유명해진 자동차로 아시아 자동차가 고급 세단 시장에 진입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1980년대
1980년대는 자동차가 가장 인기있던 시대로 자동차의 최전성기라 불립니다. 1980년대는 직선 위주의 디자인이 유행하여 슈퍼카부터 해치백 자동차에까지 스며들었고 직선을 극단적으로 살린 람보르기니 쿤타치와 페라리 테스타로사 등은 당대의 드림카가 되었습니다. 터보 엔진이 널리 쓰이기 시작했고 포뮬러 1 등 모터스포츠가 절정을 맞으면서 자동차 회사들은 모터스포츠 기술을 양산차 개발에 적용하기도 했습니다. 아우디 스포트 콰트로를 필두로 한 사륜구동도 등장했습니다. 크라이슬러 미니밴(Chrysler minivans, 1983년 ~ 현재)은 박스 미니밴으로 스테이션 웨건을 시장에서 밀어낸 모델이며 크로스오버 SUV가 등장하게 했습니다. 포드 토러스(Ford Taurus, 1986년 ~ 현재)는 1980년대 미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CAD 설계 전륜구동 세단입니다.
1990년대
1990년대에는 경제 호황이 절정에 달했고 일본의 스포츠카들도 세계 최고의 수준으로 발전했습니다. 한국 자동차 산업도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고 미국 자동차도 부활하기 시작했습니다. 공기역학적인 설계가 각광을 받으면서 직선이 주류였던 디자인에 곡선이 많아져 곡선과 원을 이용한 유선형 디자인이 주류가 되었습니다. 자연흡기 최속의 슈퍼카로 인정받는 맥라렌 F1이 등장하기도 했고 토요타 프리우스, GM EV1, 혼다 인사이트 등 친환경차들이 등장하였습니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Jeep Grand Cherokee, 1992년 ~ 현재)는 4륜구동의 전형적인 고급 SUV로 V8 엔진과 고급 인테리어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2000년대 이후
21세기가 되면서 자동차에 디지털이 접목되면서 자동차용 전자 장비가 매우 다양해졌습니다. 부가티 베이론 16.4는 양산차 최초로 시속 400킬로미터를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2008년 세계 금융 위기로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자동차도 일본의 박스형 경차 같은 가성비가 좋은 차량과 매우 호화스럽고 비싼 자동차들이 동시에 주목받았습니다. 2010년대가 되자 한국 자동차 회사들은 제네시스 등 신차로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SUV가 크게 유행하기 시작했고 BMW X6은 장르 파괴로 신선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친환경 자동차 열풍이 불어 프리우스, 인사이트 등 일본 차들과 쉐보레 볼트, BMW i3, 폭스바겐 XL1, 기아 포르테 하이브리드 등 하이브리드 차들과 전기차들이 출시됐고 하이브리드 하이퍼카들도 나오면서 친환경차 시장은 크게 성장했습니다. 중국의 BYD, 한국의 LG 등 배터리 기술과 테슬라의 등장으로 2020년대가 되자 거의 모든 자동차 브랜드가 전기 자동차를 생산하기 시작했고 차세대 유망 산업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자율주행이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미래지향적 디자인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자동차의 역사
1903년 고종 재위 40주년을 맞아 들여온 포드자동차의 T형 4인승 무개차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최초의 자동차입니다. 1911년 순종의 전용차와 조선총독부의 관용차로도 자동차가 들어왔다고 합니다. 1955년 시발(始發) 자동차가 우리나라에서 처음 만든 승용차입니다. 미군에게 얻은 지프 엔진과 변속기, 차축, 드럼통 등을 펴서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시발차는 광복 10주년 기념 산업박람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동종 모델의 시발차는 모두 3,000여 대가 생산됐습니다. 택시는 1956년부터 국내에서 조립, 공급되어 점차 대중화되었고 1956년 서울에는 5,335대의 자동차가 있었습니다. 1959년 서울 시내에 교통신호등이 등장했고 1962년 새나라자동차의 새나라, 1963년 신진자동차의 신성호가 선을 보였습니다. 1947년 겨우 1만 대를 돌파했던 자동차는 1980년에 50만 대, 1985년에 100만 대를 돌파하고, 1988년에 200만 대를 돌파했습니다. 1986년 현대자동차가 국산차 최초로 미국에 포니엑셀 1,000대를 수출했습니다
1866년 가솔린 엔진 자동차가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자동차의 역사가 시작됐습니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엄청난 기술적 진보와 디자인 혁신이 나타났고 수없이 많은 명차가 자동차의 역사를 수놓았습니다. 다가올 미래에 어떤 자동차를 만나게 될지 설레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