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골프 인구가 늘어나고 스크린 골프가 유행하면서 골프는 아주 대중적인 스포츠가 됐습니다. 골프의 기원은 명확하지 않지만 보통 스코틀랜드가 골프의 발상지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스코틀랜드에서 영국 전역으로 확산된, 골프의 초기로 역사 여행을 떠나 보겠습니다.
골프의 기원에 관한 설
막대기로 공을 치는 놀이는 언제 어디서나 흔했기에 골프의 기원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로마, 당나라에서 네덜란드, 스코틀랜드까지 다양한 골프의 기원설이 있습니다. 로마제국의 파가니카는 깃털로 속을 채운 가죽 공을 끝이 둥근 막대기로 치는 게임으로 경기 방식이나 룰이 골프와 흡사한 면이 많았다고 합니다. 당나라 때 시작된 추이환은 나무로 만든 공을 나무 채로 쳐내는 게임이었는데 남아있는 기록과 그림을 근거로 골프의 원조라고 내세우기도 합니다.
네덜란드 기원설도 많은데 기원전 네덜란드에서 어린이들이 실내에서 즐기던 콜프(Kolf)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크리켓이나 아이스하키와 비슷한 네덜란드의 콜벤(Kolven)이 14세기 스코틀랜드로 건너가 골프로 되었다는 설도 유력하다고 합니다. 스코틀랜드에서 양을 기르던 목동들이 끝이 구부러진 나뭇가지로 돌멩이를 쳐서 구멍에 넣던 놀이가 잉글랜드로 확산되며 골프로 발전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골프(Golf)가 ‘치다’라는 스코틀랜드 고어인 고프(Gouft)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지면서 스코틀랜드 기원설이 가장 널리 인정받고 있습니다.
세계 최초의 골프 금지령
공식적인 골프 역사는 아이러니하게도 골프 금지령으로 시작됩니다. 스코틀랜드는 골프의 기원지로 유력하지만 세계 최초로 골프 금지령이 내려진 곳이기도 합니다. 1457년 스코틀랜드의 국왕 제임스 2세는 잉글랜드와 긴장 상황에서 국민들이 군사 훈련보다 축구와 골프에 빠져있다는 이유로 두 종목에 대한 금지령을 내렸습니다. 국왕의 골프 금지령은 역으로 골프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는 증거입니다. 세계 최초의 골프 금지령은 잘 지켜지지 않았고 1470년, 1491년에 거듭 금지령이 내려졌습니다. 국왕이 세 번이나 금지령을 내렸을 정도로 당시 사람들의 골프 사랑을 막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1502년 잉글랜드와 강화 조약을 맺으면서 골프 금지령도 폐지되었고 스코틀랜드 국민은 골프의 자유를 되찾았습니다. 골프는 귀족과 왕도 즐겼으며 16세기 이후 신분과 상관없이 즐기는 스포츠로 잉글랜드까지 파급되었습니다. 1575년 스코틀랜드의회는 골프 때문에 활쏘기 훈련을 소홀히 한다고 골프 금지령을 내렸지만 왕후나 귀족들까지 골프를 여전히 즐겼습니다. 1608년 런던의 블랙히스 클럽에 골프회가 조직되었습니다.
세계 최초의 골프 클럽, 골프 룰
1744년 스코틀랜드의 리스에서 세계 최초의 골프 클럽으로 꼽히는 리스 젠틀맨 골프회(The Gentle-men Golfers of Leith)가 만들어졌습니다. 리스 젠틀맨 골프회는 세계 최초로 통일되고 명문화된 골프 규칙 13개 조항을 만들어 발표한 곳이기도 합니다. 리스 젠틀맨 골프회의 13개 조항은 현대 골프 규칙과도 큰 차이가 없어 18세기에 현대 골프의 기초가 어느 정도 완성된 셈입니다. 리스 젠틀맨 골프회는 세계 최초로 오픈 게임까지 개최하면서 골프의 역사에 여러모로 거대한 발자국을 남겼습니다.
스코틀랜드의 세인트앤드루스(Saint Andrews) 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여겨지는 코스인 올드코스가 있습니다. 1754년 여기서 22명이 더 소사이어티 오브 세인트앤드루스 골퍼즈를 결성했고, 경기규칙 제정, 핸디캡 통일, 선수권 대회 개최 및 운영을 담당했습니다. 1834년 윌리엄 4세가 세인트앤드루스 골프클럽에 로열앤드에인션트 골프클럽(Royal and Ancient Golf Club)이라는 이름을 붙이면서 영국의 골프 클럽을 통합하게 되었습니다. 이 클럽에서 처음으로 13개 항목의 골프 규칙이 제정, 공포되면서 골프는 본격적인 스포츠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1872년 세인트앤드루스에서 여성골프클럽이 조직되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골프 토너먼트, 영국오픈(The British Open)
골프가 활성화되자 클럽이나 볼을 만드는 직인이 나타났고 이들은 실기교습도 하면서 프로페셔널로 인정받았습니다. 1860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골프 토너먼트인 제1회 영국오픈(The British Open) 선수권 대회가 프레스트 위크 코스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오늘날까지 세계 4대 메이저 대회 중 하나로 꼽히는 브리티시 오픈 (디 오픈)은 초창기에는 우승자에게 상금 대신 명예만 안겨주는 대회였습니다. 우승자는 챔피언 벨트만 받았고 1년간 소유할 수 있었습니다. 3년 연속 우승자에게 챔피언 벨트를 영구히 주기로 했는데, 1870년 톰 모리스 주니어가 3년 연속 우승으로 챔피언 벨트를 영구히 가지게 됐습니다. 이후 우승 상품이 벨트에서 트로피로 바뀌고, 상금이 추가되면서 오늘날 약 200만 달러의 우승 상금을 받는 대회가 되었습니다. 1885년 전영 아마추어 선수권 대회가 시작되었습니다.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까지 골프의 역사는 곧 스코틀랜드를 포함한 영국 골프의 역사였습니다. 영국은 골프의 종주국이자 중심지로 골프는 영국에서만 성행했고 규칙과 장비의 발달도 영국에서 이루어졌습니다. 19세기 후반 골프는 신대륙으로 건너갔고 미국에서 급속한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전 세계로 급속히 퍼져 나갔고 유럽, 일본, 한국 등에 보급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